민중가요란 말은 국어사전에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중의 삶의 애환과 건강한 정서를 담은 노래는 엄연히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유신시절, 암울한 시대상황에 대한 저항을 노래로 표현했던 소규모 노래집단의 운동에서 출발, 80년 광주항쟁을 거쳐 87년 노동자대투쟁을 통한 노동가요의 양산에 이르기까지 그간 민중가요는 시대적 조건과 역사적 상황을 반영하며 만만치 않은 성과를 축척해 왔다.
지금까지 '민중가요'란 이름으로 창작된 노래는 2000여 곡을 헤아린다. 그중 고전적인 노래로 당당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몇 번 불려지지도 못하고 그냥 사라진 노래 많다. 욕심 같아서는 이 모두를 수집, 정리해 보고 싶었으나, 언젠가 편찬될 [전집]의 몫으로 남겼다. 그래서 수많은 민중가요 중에서 엄선한 것이 이 책에 수록된 300여 곡이다. 선곡의 기준은 논란의 여지가 여지가 있겠지만 많이 불려진 노래를 우선으로 했다. 그리고 당시의 시대상을 잘 대변하는 노래이면서 음악성이 있는노래도 되도록 많이 간추렸다.
이 책의 편집에서 골격을 이루는 것은 민중가요의 흐름을 시대별, 갈래별로 조감할 수 있는 체제이다.
각 연대별, 시기별로 노래의 갈래를 나누어 구성했으며, 특별히 각 연대마다 이에 대한 분석의 글과 도표를 실었다
지금까지 가장 널리 애창되는 노래 10곡과 음악성이 뛰어난 노래이지만 잊혀지고 있는 노래 10곡, 그리고 현재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민중가요 작곡가들이 새롭게 내놓은 신곡 40곡을수록한 것도 이 책의 자랑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편집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무엇보다도 악보의 정확성이다. 기존에 출간되었던 노래책은 그런 면에서 미흡해 독자들에게 적잖은 불편을이 있었다. 따라서 이번 '민중가요 대백과'의 편집에서는 아무리 참신한 기획과 세련된 편집이라 할지라도 악보가 정확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꼼꼼하게 교정에 교정을 거듭했다. 따라서 여기 실린 악보가 모두 정본에 근접하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자신한다.
마지막으로 악보 사식에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려 주신 '짜임', 북디자인에 열성을 보여준 '디자인 라이프'에 감사를 드린다.
1992.1 아침노래 기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