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든이

• 내일을 위한 집 엮음
• 출판사: 도서출판 새길
• 발행일: 1988년 2월
• 페이지: 310쪽
• 새길 노동문화1

머리말

'현장노래 모음집을 내면서'그동안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노래책이 나오지 못한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었읍니다

알아듣지도 못할 팝송이나 사랑타령만 늘어 놓는 유행가는 귀에 따갑도록 들어왔지만 노동자들의 '삶과 사랑과 희망'을 담은 노래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읍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자취방에서 그리고 파업농성을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노동자들의 노래'가 만들어 졌읍니다.

노동자로 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권리의식을 깨치기 시작하면서부터 노동자의 노래는 큰 목소리로 불려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실 이책을 만들려고 생각한 것은 작년 7,8월 전국적 파업농성을 경험하면서 부터였읍니다당시 멀리 울산에서, 광주, 대구에서 보내온 소식지에는 굳센 단결과 동지애로 똘똘 뭉친 건강한 노동형제들의 목소리로 가득찼읍니다.우리는 이런 목소리를 담아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읍니다그래서 기름냄새와 땀내개가 물씬 풍기는 '일터의 노래"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꼼꾬하게 현장 유인물, 소식지, 노보 등을 뒤져보았고 주위 동료들에게도 도움을 청했읍니다그 결과 상당량의 노래(주로 '노가바'-노래가사 바꿔 부르기)와 자료를 수집할 수 있었읍니다여기에 수록된 노래는 그중에서 다시 3백여곡 정도를 선정한 것입니다그러나 한정된 지역에 있으면서 다른 지역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기도 힘들었고 다양한 현장의 이야기를 모은다는 것도 쉽지만은 않았읍니다아직 더 많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이제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여러 사람들이 노력으로 채워야될 것입니다.그러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삶속에서 우러나오는 노래들이 많이 만들어 져야 할 것입니다오늘도 현장에서 기계소리와 함께 땀흘려 일하면서 인간적 권리를 되찾기 위해 분투하시는 노동형제들에게 이 노래책을 드립니다.

198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