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집을
내면서
언제나
일하며 투쟁하는 사람들의 곁에서 함께 해왔던 우리의
민중가요가 이제는 공식성과 합법성을 확보해가고 있는
이 때에, 희망의 노래 4집을 부족하나마 또다시 내놓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올해 건설될 천만 노동자들의 희망, 4천만 민중의 자랑인
민주노총을 앞두고, 더욱 노래의 역할이 커져가고 있다고
생각됨니다.
자본과
기업은 대량의 물질 공세로 기업문화 정책이다, 신인사
정책이다 해가며 우리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더욱 조여가고
있는데 반해, 아직도 우리 문화적 현실은 대중들의
요구를 따라가기도 벅찬 소규모 생산 양식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엄청난 대중문화의 홍수 속에서도 우리 민중가요를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있기 때문에, 또한 건강한
우리 문화를 지키기 위해 일선에서 몸바쳐 뛰고 있는
많은 분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민중가요도 끈질긴
생명력을가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제
민주노총이 건설되면서 노동자층도 다양해지고 그 폭도
엄청나게 넓어지리라 생각됩니다.
그야말로
노동자 대중이 일반 대중의 대다수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중들이 누리는 문화가 곧 대중문화의 중심이 되어야
함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앞으로
창작될 노래들도 이런점을 염두에 두고 대중들의 다양한
정서와 취향에 맞게 그러면서도 우리식의 수용이 가능한
내용과 형식을 가져야 할 것이며, 유통방식도 이전보다
더욱 확대되고, 과학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
희망의 노래 4집은 너무 다양해진 대중정서를 고려해서
선곡을 하였고, 그러다 보니 무척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또
'같이 부르는 노래' 못지않게 요즈음은 '듣는 노래'의
비중이 커져 더욱 어려웠고, 그렇기 때문에 혹자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왜 없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으리라
생각됨니다.
민주노총
건설을 기념하면서 내는 희망의 노래 4집은 2천여 곡이
되는 소중한 우리 노래 자산 중에서 나름대로 노동대중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중심으로 선곡하였고, 민주노총 건설을
기념하면서 민주노총 준비위와 사단법인 민예총의 후원으로
제작된 <노동가요 공식음반> 수록곡 및 명곡선정을
위해 설문조사에서 50위 권에 드는 노래를 모두 선곡하였습니다.
이것은
건강한 노동자 문화로 대중문화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는
취지와 신념에서 선곡한 것이기도 하고, 어쨌든 올해
가장 중요한 일은 민주노총 건설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부끄럽지만
자랑스런 우리의 역사속의 노래들을 4집으로 실어내면서
역시 많은 비판과 격려를 부탁드리며, 노동가요 공식음반
설문에 응해주신 대중여러분들과 또한 음반과 노래책이
나오기까지 보이지 않게 많은 도움을 주셨던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림니다.
1995.5.4
좋은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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