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1,400억 굿네이버스1,035억…조계종은?

by 선재 posted Dec 07,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월드비전 1,400억 굿네이버스1,035억…조계종은? 
김응철 교수 “모금액 약 300억…신뢰 확보 시급”6일, 2013년 한국불교자비나눔대축제 불교복지포럼서 
불교닷컴 2013년 12월 06일 (금)  서현욱 기자

 월드비전 1,400억 원, 굿네이버스 1,035억 원. 기독교계가 운영하는 구호단체의 연간 후원금 모금액수다.

그렇다면 조계종의 1년 모금액수는 얼마일까. 조계종 울타리에서 활동하는 복지단체인 아름다운동행, 승가원,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지구촌공생회, 로터스월드 등의 모금 총액이 월드비전 한 곳의 1/3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응철 교수(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교수)는 6일 15회 전국불교사회복지대회 2부 행사로 열린 ‘불교사회복지포럼’에서 기독교계와 가톨릭계가 운영하는 국제구호기구 등 복지단체가 한 해 모금하는 후원금과 조계종 울타리에서 구호활동을 펴는 단체들의 모금액을 비교한 통계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수입 4,563억…조계종 전체 300억

2012년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수입은 약 4,563억여 원이며, 복권수입 178억여원과 재산수입 92억 원을 뺀 순수 모금액이 약 4,159억 원이었다.

기독교계 세계구호사업 단체인 ‘월드비전’은 2012년도 수입이 약 2,000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주 수입원인 해외아동결원후원금이 전체후원금 절반인 49.9%인 999억 원이었고, 해외 아동결연후원금과 국내아동 결연 후원금을 합친 모금액은 약 1,400억 원이었다. 이 밖에도 개인과 기업, 교회, 학교 등이 국내외 사업지원을 위해 내는 후원금과 사랑의 빵 판매, 인터넷 모금, 희망의 선물 등으로 유입되는 수입은 약 288억 원으로 전체 수입액의 14.4%였다. 시설 운영지원금 등 정부보조금은 약 123억 원으로 전체 수입의 약 6.2%였다.

월드비전은 국제개발사업비(해외아동 후원)로 전체 수입의 절반인 약 1,000억 원을 지출했고, 결연아동 지원, 복지관 사업, 문화사업, 사랑의 도시락 나눔 등 국내개발 사업에 약 492억 원을 썼다.

‘굶주림 없는 세상’을 구호로 기독교계가 운영하는 국제개발NGO단체인 ‘굿네이버스’의 연간 수입액은 2010년 약 614억 원, 2011년 약833억 원, 2012년 약 1,035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전체 45.4%인 약 470억 원이 국내 사업에 지출됐고, 해외사업에는 전체 39.2%인 약 405억 원을 지출했다.

가톨릭계가 운영하는 한국카리타스는 ‘국제카리타스’의 회원단체로 지난 20년간 655개 사업에 약 300억 원을 지원했다. 지난해 34억 원, 올해는 40~45억 원을 원조할 예정이다. 후원금을 내는 한국 카리타스 회원이 12,000명, 해외원조 주일에 걷히는 특별헌금이 14~15억 원에 달한다.

가톨릭 바보와 나눔 3년 만에 후원금 10배 성장

2010년 설립된 ‘바보와 나눔’은 지난해 후원기업 76개소, 개인후원자 47,986명으로 성장했다. 2010년 8억 8,900만 원에 불과했던 후원금이 2011년에 43억 2,000만 원, 2012년 8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기독교와 가톨릭계와 비교하면 불교계 복지단체의 모금 실적은 형편없었다.

김응철 교수에 따르면 조계종 공익기부법인인 아름다운동행의 2012년도 수입액은 약 123억 2,300만 원이었다. 지정기부금이 약 98억 원을 차지했다. 지정기부금에는 군법당 설립 기금 등 조계종 내부 사업 기금이 많아 사회에 기금을 회향하는 것은 이웃종교에 비해 떨어졌다.

사회복지법인 승가원은 아름다운동행 보다 많은 후원금이 걷혔다. 승가원의 2012년도 결산액이 129억5,600만 원으로, 전체 예산은 아름다운동행 보다 많았지만 후원금이 58억 9,600만 원으로 집계돼 후원금 모금에서 아름다운동행이 앞섰다.

지구촌공생회의 2012년도 수입액은 약 30억 2,800만 원으로 순수 후원금 수입은 20억 3,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수입액은 23억 9,000만 원, 로터스월드는 12억 3,400만 원으로 순수 후원금은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14억 7,000만 원, 로터스월드가 약 11억 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속적 활동·투명성 확보해 사회적 신뢰 회복해야”

불교계 복지단체와 구호사업 단체의 후원금 수입액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응철 교수는 “불교계 후원 수입이 낮은 것은 사회사업과 복지사업에 나눔 역량을 충분히 구축하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며 그 이유로 △역사가 짧고 △내부의 전폭적 지원이 없으며 △교계 나눔 단체가 모금활동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김응철 교수는 “불교계 나눔문화 확산과 모금능력을 키우려면 지속적인 활동과 투명한 운영을 통해 사회적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며 “아울러 불교계 나눔 문화 인식을 확산하고 사회적 지원 단체와 회원을 확보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눔 문화를 확산하는 데 필요한 중요 자산은 ‘재원’과 ‘인력(자원봉사)’이다.

김응철 교수는 “자원봉사는 이용자에게 직접 다가가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행복을 나누는 중요한 방법의 하나”라며 “인도 나란다 대학 주변 주민들이 공양과 봉사를 했던 전통이 현대에 잘 계승돼 불교계 자원봉사활동이 활발하다”고 평가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의 자원봉사단원은 중앙 직할봉사단과 지부, 지회 소속 자원봉사단, 산하시설 자원봉사자를 합하면 모두 10만 명에 달한다. 복지법인 자원봉사자가 24,000명이며, 직할봉사단은 작게는 8~10명, 많게는 50여명 단위의 팀으로 구성돼 64개팀이 140여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응철 교수는 조계종자원봉사단 활동에 △전국 불교봉사네트원크 구축 △자원봉사단을 직할 봉사단과 현장형 봉사단으로 운영 △봉사단 수적 확대와 다양한 연령층 조직 구성 △신행과 봉사활동 칠치 프로그램 개발 등을 주문했다.

“사찰 예산에 나눔 예산 편성 의무화해야”

김응철 교수는 사찰예산에 나눔 예산을 우선 편성을 의무화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나눔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각 사찰의 예산 편성과정에서 나눔 예산항목을 편성하도록 종단이 나서서 지도해야 한다”며 “사찰 수입의 일정 비율을 지역사회 발전과 국제구호, 사회복지시설 후원, 지원봉사 활동 지원 등에 사용을 의무화해야 하며, 이를 종헌종법에 규정해야 실천이 빨라질 것”이라고 보았다.

김 교수는 또 가톨릭의 카리타스의 ‘해외원조 주일에 특별헌금’을 모금하듯이 불교계 사찰도 특정일을 ‘후원금 모금법회’로 전환해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사회사업 등에 쓰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또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사찰 재정을 집행하는 주지 등 스님, 종무원 인식을 제고해야 하며 △나눔 프로그램 개발과 홍보 △신도 대상 나눔 교육 시행 △사회·국제적 신뢰 확보 △모금과 배분, 복지와 봉사 역할 분담 등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눔과 복지사업의 운영주체가 불교계라고 해도 종교, 인종, 국경 등의 어떤 사회적 장벽에도 걸림 없는 평등의 이념을 제시하고, 부합하는 활동을 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