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층일수록 불교신자 비율 낮아

by 선재 posted Feb 0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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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력층일수록 불교신자 비율 낮아

고학력층 인구 가운데 개신교와 천주교 신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불교신자 비율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오는 23일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주최의 학술세미나에서 <고학력자의 종교성향과 특징>을 주제로 발표하는 동국대 불교학부 김용표교수가 지난해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내놓은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조사를 분석한 결과 드러난 것이다.
전국의 성인 1천6백13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조사에 따르면 전체 종교인 비율은 개신교 20.3%, 불교 18.3%, 천주교 7.4%의 순이나 대학재학 이상의 응답자 가운데 종교인 비율은 개신교 23.1%, 불교 10.8%, 천주교 9.8%이다.
이를 89년 조사결과와 견주면 고학력자의 불교신자 감소추세가 두드러진다. 대학재학 이상 불자비율은 89년 조사 때 13.3%였으나 9년만에 2.5% 포인트 줄어든 반면 초등졸 이하 비율은 31.1%에서 8.2% 포인트나 늘어났다.
지난 9년 동안 우리나라 인구의 학력분포가 대체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한 것까지 감안한다면 고학력층에서의 불교신자 감소추세는 통계수치 이상으로 심각한 것으로 짐작된다.
이에 반해 개신교와 천주교는 지난 9년 동안 대체적으로 고학력층의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무종교나 기타종교 신자의 비율을 보면 대학재학 이상은 53.1%에서 56.3%로 늘고, 초등졸 이하는 47.9%에서 41.0%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김교수는 "한국의 고학력층이 기독교에 편중돼 있음은 기독교가 서구의 신문명과 동일시되고 불교는 민속신앙의 한 유형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라면서 "서구종교의 한계에 직면한 젊은 지식층들이 불교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므로 고학력자의 과반수에 달하는 무종교인들에 대한 체계적이고도 적극적인 포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동국대 불교학부 권기종 교수도 발제문을 통해 "고학력시대를 불교가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기복적이고 비논리적인 포교방식을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같은 학부의 목정배 교수는 ▲사찰을 담론과 대화의 장으로 개방할 것 ▲도심 포교당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 등을 제안했다.
또 동국대 정각원장인 법산 스님은 "의식과 경전을 현대화, 한글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성스럽고 엄숙한 분위기는 꼭 지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국대 불교문화원이 석가탄신일 봉축기념으로 마련하는「고학력시대 불교의 진로」 주제의 세미나는 23일 오후 1시 30분 서울 동국대 90주년 기념문화관에서 열리며 서윤길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박선영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공종원 조선일보 논설위원 등이 토론에 나선다.
 

연합통신 - 1998.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