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선사들 평균수명은 76.6세

by 선재 posted Sep 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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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선사들 평균수명은 76.6세
최호승 기자 2014.06.02


韓·中 대표 선사들 67명 분석
韓 77·中 76…최근 수명 비슷
 환갑이상 89%…100세이상 4명

 역대 선사들은 몇 살에 입적하셨을까. 오늘날 현대의학 발달로 평균수명이 80세 전후인 점을 감안할 때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차이가 없다면 선사들은 어떻게 오래 살았을까.

본지가 익히 알려진 한국과 중국 대표선사들 67명(한국 32명, 중국 35명)의 평균수명을 조사했다. 한국은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중국에서 선을 공부해 정중종을 일으켰던 정중 스님부터 세계 4대 생불로 일컬어졌던 숭산 스님까지 생몰연대를 밝혔다. 또 전 동국대 선학과 교수 성본 스님이 정리한 중국선종사계도 등을 참조해 육조와 오가칠종, 명나라 4대 고승 등 중국 선사들 평균수명을 조사했다. <17면 표 참조>

150세까지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달마 스님 등 생몰연대가 미상인 승찬, 임제 스님과 조계종조 도의 스님 등은 제외했다. 생몰연대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한국과 중국 선사들의 평균수명은 76.6세로 나타났다. 한국은 77.3세, 중국은 76세로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한국불교 중흥조 경허 스님 이후 한국 선사들 평균수명은 79.3세로 집계돼 눈길을 끌었다.

나이별로는 70대가 40.3%(27명)로 가장 많았으며, 80대 23.9%(16명), 60대 14.9%(10명), 50대 10.4%(7명), 100대 6.0%(4명), 90대 4.5%(3명) 순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은 선사는 조주, 허운 스님으로 119세였으며 혜가, 수덕사 혜암 스님이 106세로 뒤를 이었다.

특히 만 60세 이상을 넘긴 60~100대가 총 60명으로 전체 89.6%를 차지했다. 당시 만 60세 이상은 장수를 뜻했다.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를 합쳐서 60갑자(甲子)가 되므로 태어난 간지(干支)의 해가 다시 돌아왔음을 의미했고 환갑잔치를 열어 장수를 빌었다. 이는 선사들이 10명 중 9명꼴로 환갑을 지나 오래 살았다는 방증이다.

현재 한국과 중국의 평균수명을 비교해도 선사들은 장수했다. 통계청이 평균수명을 공식집계한 1970년부터 연도별 평균수명은 남녀 통틀어 1970년 62세, 1980년 71세, 2000년 75.9세, 2010년 80.6세, 2011년 81세다. 2012년 세계인구보고서에 의하면 2012년 한국인 평균수명은 80.5세다. 중국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실시한 제6차 전국 인구조사에 따르면 2010년 평균수명은 74.8세다.

선사들이 비구인 점을 감안한다면 평균수명 차이는 거의 없다. 한국 남자 평균수명은 1970년 58.6세에서 2010년 77.2세, 2011년 77.6세였고, 중국은 2000년 69.6세, 2010년 72.4세였다. 상대적으로 의료기술이 낙후됐던 당시 선사들의 평균수명이 76.6세였다는 점에서 장수의 비결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의학계나 학계에서는 참선수행이 장수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원광대 보건복지학부 김종인 교수팀은 1963년부터 2010년까지 48년간 사망자들의 직업 분류를 조사, 2011년 국내 11개 직업별 평균수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언론에 난 3215명의 부음기사와 통계청 사망통계 자료 등을 근거로 종교인 평균수명이 80세로 가장 높다고 밝혔다. 규칙적인 활동과 정신수양으로 스트레스가 적고 과욕이 없는 점을 이유로 꼽기도 했다.

김동일 동국대 일산한방병원장은 “선사들이 오래 산 이유는 참선으로 스트레스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뛰어난 능력 때문”이라며 “예나 지금이나 뇌출혈이 동서양에서 큰 질병이었으나 참선수행으로 인한 정서적 안정과 절제는 수명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