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사 김시습의 영정(보물 제1497호)과 부도

by 선재 posted Aug 1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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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사 김시습의 영정과 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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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 초상화 (보물 제1497호)

매월당 김시습(1435∼1493)선생의 초상화이다. 김시습은 생육신의 한사람이며 조선 전기의 유학과 불교에 능통한 학자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인『금오신화』를 남겼을 뿐 아니라 그의 저작은 다채롭다고 할 만큼 조선 전기의 사상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유교·불교 관계의 논문들을 남기고 있으며 15권이 넘는 분량의 한시를 남겼다. 비단에 채색하여 그려 놓은 이 그림은 조선 전기 사대부상 중의 하나로, 선생이 살아 있을 때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가슴까지 내려오는 반신상으로, 야인의 옷차림에 패랭이 모양의 모자를 쓰고 있다. 얼굴은 전체적으로 옅은 살색으로 맑게 처리하였고, 윤곽선과 눈·코·입 등은 옅은 갈색으로 그렸다. 의복은 옅은 홍색인데 필요한 부분만 약간 짙은 갈색으로 묘사했다. 이로써 얼굴과 의복을 옅은 살색과 그보다 약간 짙은 갈색을 대비시켜 조화있는 화면을 만들었다.
수염은 회색 바탕에 검은 선으로 섬세하게 그려, 당시 초상화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조선 전기의 초상화는 현재 몇 점 밖에 전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것도 원본을 본 떠 그린 것이거나 덧칠을 한 것이 많은데 이 초상화는 원본 그대로 남아있어 귀중한 작품이다.
그의 저서인『매월당집』에 의하면, 김시습은 생전에 두 점의 자화상을 그렸다고 하는데, 이 그림이 그 자화상인지의 여부는 알 수가 없다. 약간 찌푸린 눈매와 꼭 다문 입술, 눈에서 느껴지는 총명한 기운은 그의 내면을 생생하게 전하는 듯하여 초상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김시습 부도(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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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갈 때는 그냥 지나쳐 갔겠지만 나올 때에는 오른편 버섯 양식장 뒤편 언덕빼기에 있는 부도밭을 놓칠 수 없다. 조선 시대에 번창했던 많은 절들이 그렇듯이 여기에도 이 절에 인연이 있는 스님들의 부도가 옹기종기 모여 있어 이 절집의 내력과 사세를 말해 준다. 그런데 정작 거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매월당 김시습의 부도이다.
조선 시대의 부도들이 대개 석종형이나 달걀형으로 간소화되었던 것과는 달리 이 부도는 조선 중기에 세워졌으면서도 초기 부도의 모습인 팔각 원당형을 하고 있는 점도 오히려 이채롭다. 높이 2.84m이며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25호로 지정되어 있다. 하대석에는 엎어진 연꽃이 도드라지고, 중대석에는 용 두 마리가 서로 얽히고 설켜 구름 속에서 여의주를 희롱하고 있다. 연꽃인 상대석 위의 몸돌은 아무 무늬도 없이 단정하여 대조적인데 지붕돌에 다시 팔각 귀꽃이 솟았다. 엎어진 연꽃이 지붕 위를 덮는 듯하고 그 위에 동글납작한 공모양의 돌이 얹혀 있으며 다시 지붕돌 하나를 얹은 듯한 모습이다.
이 부도가 일제 시대에 태풍에 쓰러졌을 때 그 안에서 사리가 나왔는데 지금은 국립부여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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