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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세상을 연결하는 노래를 부릅니다”
복음과 상황 장현호기자  356호 (2020년 07월호)
 

[356호 그들의 사는 세상] 정규 1집 앨범 낸 ‘길가는 밴드’ 리더 장현호 씨

길가는 밴드는 싱어송라이터인 장현호를 중심으로 2011년 결성되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거리형 밴드’이다. 사회적 투쟁과 갈등의 현장에서 노래하는 그들은 10년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제주 해군기지 강정마을 투쟁, KTX 해고 승무원 복직투쟁, 파인텍 굴뚝농성,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투쟁 등 셀 수 없는 현장, 문화제 등에서 노래로 연대했다. 결성한 지 10년 만에 정규 앨범이 발매된다는 소식을 듣고 길가는 밴드의 리더 장현호 씨를 만났다. 길가는 밴드와의 만남은 왠지 길거리에서 이뤄져야 할 것 같았다. 무더운 계절로 접어드는 6월, 홍대 걷고싶은거리 놀이터에서 그간 그가 품어 온 ‘노래’를 들었다.


길가는 밴드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름다운 풍경 하늘 지붕 아래에서 노래하는 길가는 밴드, 장현호입니다. 혼자 거리에서 버스킹하고 노래 하다가 팀원을 모아 만든 팀이 길가는 밴드입니다. 이름처럼 거리에서 노래할 기회가 많아서 주로 거리에서 노래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밴드에 다른 멤버들도 있나요?
저희 밴드가 활동한 시간 동안 중간에 들어온 멤버도 있고 나간 멤버도 있어요. 드럼을 연주하는 김동석, 엔지니어와 음반 프로듀싱·믹싱을 맡은 장원 그리고 저까지 3명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이분들과 함께 이번에 나오는 정규 1집 음반을 제작했습니다.


▲ 거리에서 공연하는 길가는 밴드. 왼쪽부터 장현호, 김동석, 이지음. 사진에 보이지 않지만 음향엔지니어링을 하고 있는 멤버 장원도 있다. (사진: 길가는 밴드 제공)
이번에 발매된 앨범을 소개해주세요.
밴드가 결성된 지 10주년이 됐는데 이제야 정규 1집이 나옵니다. 그동안 여러 현장과 무대에서 만들고 불러온 노래들이 집약되어 있어요. 저희가 처음부터 현장에서 부를 법한 노래를 만든 건 아닙니다. 거리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분위기의 곡을 만들어 불렀었거든요. 이 앨범에는 그런 분위기의 곡부터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며 그분들의 아픔이 주제가 되는 노래까지 다양한 결을 가진 노래들이 두루 수록되어 있습니다. 듣다 보면 길가는 밴드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실 수 있을 거예요.

어쩌다가 현장을 다니게 되셨나요?
저는 교회에서 악기를 배웠어요. 유명한 CCM 가수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고, 결국 베이스 기타를 전공했지요. 학교를 졸업한 뒤엔 ‘부흥한국’이라는 곳에서 베이스 연주자로 7년 동안 사역했고요. 당시 해마다 영국 웨일스에서 열리는 찬양 페스티벌에도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집회가 끝나면 런던으로 가서 선교사님과 함께 거리 찬양을 하며 돌아다녔습니다. 그때 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호흡하며 공연하는 것이 어떤 건지 알게 됐어요. 이후에 제가 곡을 만들면 그 가사와 분위기가 거리에서 하나님의 사랑이나 복음을 세상의 언어로 표현하는 내용이었어요. 밴드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팀원을 모으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거리에서 공연을 하다 보니까 힘들고 어려워하는 분들, 특히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되었어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세상에는 억울한 일을 겪은 사람들, 다른 사람들이 주목해주지 않아서 거리에 있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접했죠. 이분들에게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그곳에서 노래를 했습니다. 평화가 깨진 현장인 성주, 제주 강정마을이나 해고된 노동자들이 모인 현장에서 공연을 자주 하다 보니 그곳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게 되더라고요.


▲ "그런데 거리에서 공연을 하다 보니까 힘들고 어려워하는 분들, 특히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되었어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세상에는 억울한 일을 겪은 사람들, 다른 사람들이 주목해주지 않아서 거리에 있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접했죠. 이분들에게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그곳에서 노래를 했습니다. 평화가 깨진 현장인 성주, 제주 강정마을이나 해고된 노동자들이 모인 현장에서 공연을 자주 하다 보니 그곳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게 되더라고요." ⓒ복음과상황 정민호
밴드의 정체성이 변화하는 과정이었겠네요.
사실 길가는 밴드의 멤버들은 모두 교회에 다니고 있어요. 저희 음반을 녹음하고 마스터링하는 멤버인 장원 씨는 목사님이고요. 저희는 교회와 세상을 연결하고, 세상 사람들과 어려움을 겪는 이들, 투쟁하는 이들을 연결하는 노래를 부르기 원해요. 그게 저희의 가치이자 목표죠. 이렇게 변해 온 모습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해요. 쉽게 말하면 하나님이 주신 마음을 따라,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을 따라가니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변화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나요?
저희가 공연할 때 기독교인이라는 말을 하진 않아요. 그러다가 나중에 저희가 기독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놀라시는 분들이 계시죠. ‘어? 왜 기독교인이 여기에서 연대하고 노래하고 있지?’라는 식으로요. 물론 불편해하거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아요. 반면 누구는 제게 이런 얘기를 해요. 교회에서 노래하며 일을 하고 현장에서도 노래하고 일을 해서 좋겠다고요. 길가는 밴드가 늘 걱정하는 것은 저희가 교회에서 세상 이야기를 하고 세상에서 교회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런 이유로 교회에서 쫓겨날까 봐 두렵고, 세상에서 기독교인이라고 거부당할까 봐 두려워요. 교회와 세상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언젠가 떨어질 것 같다는 불안이 생기죠. 양쪽에서 팽 당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와 세상 사이를 연결하는 줄이 되어 일하고 싶습니다.


▲ "사실 길가는 밴드의 멤버들은 모두 교회에 다니고 있어요. 저희 음반을 녹음하고 마스터링하는 멤버인 장원 씨는 목사님이고요. 저희는 교회와 세상을 연결하고, 세상 사람들과 어려움을 겪는 이들, 투쟁하는 이들을 연결하는 노래를 부르기 원해요. 그게 저희의 가치이자 목표죠. 이렇게 변해 온 모습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해요. 쉽게 말하면 하나님이 주신 마음을 따라,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을 따라가니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거든요." ⓒ복음과상황 정민호
현장에서 위로를 줄 수 있었다고 하셨는데, 특별한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는지요.
예전에 재능교육의 부당해고 노동자분들이 혜화동 본사 앞에서 3,000일이 넘도록 농성 투쟁하신 적이 있어요. 농성을 오래 이어가시다 보니 기독인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진행하는 기도회도 오래 이어졌죠. 어떤 동지(당시 해고노동자)는 신앙을 갖고 있지 않은 분이셨는데 매주 성경 말씀이 자신에게 어떻게 해석되는지 얘기해주셨어요. 가끔은 목사님의 설교보다 더 은혜로운 말씀을 해주셨죠.(웃음) “재능교육의 회장은 교회 장로님이라는데 그 사람이 믿는 하나님, 예수님은 내가 믿지 못하겠지만 매주 이렇게 와서 예배드리며 함께하는 당신들이 믿는 하나님은 내가 믿을 수 있겠다”는 얘기를 해주신 적도 있어요. 그럴 땐 우리가 헛된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위로가 됩니다. 앞에서 말씀드렸지만 길가는 밴드가 정말 하고 싶은 역할은 이런 거예요.

현장에서 노래를 쓰시다 보면 기록의 의미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중에 그 노래를 들으면서 그곳을 기억한다든지.
이번 앨범에 <다시 빛날 우리> <75미터 위>라는 노래가 수록되어 있어요. <다시 빛날 우리>는 KTX 해고 승무원들의 장기간 투쟁을 주제로 만든 노래고요. <75미터 위>는 파인텍을 대상으로 75미터 굴뚝 위에서 고공농성을 하시는 분들을 보며 만든 노래예요. 두 투쟁 현장은 모두 해고노동자들이 복직하며 문제가 해결됐어요. 얼마 전에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가 철탑에 올라 농성하시던 강남역 사거리에서 노래를 했었는데요. 그곳에서 연대하시던 노동자분께서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장현호 동지, 노래하러 오신 거죠? 장현호 동지가 <75미터 위>를 만들고 불러주셔서 파인텍 투쟁이 승리했어요. 장현호 동지가 강남역에서 노래하시면 여기도 승리할 것 같아요.” 그렇게 서로 응원해줄 수 있는 노래가 남는다는 건 정말 보람된 일입니다.

▲ 얼마 전에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가 철탑에 올라 농성하시던 강남역 사거리에서 노래를 했었는데요. 그곳에서 연대하시던 노동자분께서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장현호 동지, 노래하러 오신 거죠? 장현호 동지가 <75미터 위>를 만들고 불러주셔서 파인텍 투쟁이 승리했어요. 장현호 동지가 강남역에서 노래하시면 여기도 승리할 것 같아요.” 그렇게 서로 응원해줄 수 있는 노래가 남는다는 건 정말 보람된 일입니다. ⓒ복음과상황 정민호
거리에서 공연하고 투쟁하는 현장과 연대하느라 바쁘시겠어요. 생계는 어떻게 이어가시는지 궁금해요.
먼저 이 자리를 빌어서 제가 찬양 인도자로 사역하고 있는 교회에 감사를 드리고 싶어요.(웃음) 우연히 저를 보고 찬양 인도를 부탁해주신 교회가 있는데요. 그곳에서 주시는 월급으로 열심히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공연을 다니다 보면 공연비를 받기도 하는데요. 물론 받을 때도 있고 받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공연만으로는 생계가 안정적이지 않죠. 길가는 밴드가 결성될 때부터 지금까지 제가 계속 기도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밴드가 음악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힘든 게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저희 팀원들만큼은 음악에 매진하면서 일상을 유지하고 이어갈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시길 바라는 것이 제 기도예요. 그 기도의 응답처럼 음악에만 매달릴 수 있는 상황일 때도 있고, 여유가 없어서 힘들 때도 있어요. 그래도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온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계속 음악을 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 최근 발매된 길가는 밴드 1집. 각종 현장에서 꾸준히 만들고 불러온 길가는 밴드의 노래 중 9곡이 수록되어 있다. (사진: 길가는 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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