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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9 14:36

시다의 꿈 - 박노해

조회 수 1345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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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다의 꿈
박노해 작시, 김인보(김보성)작곡
음반: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패 친구)

 

긴 공장의 밤, 시린 어깨 위로
피로가 한파처럼 몰려온다
드륵득 득득 미싱을 타고 꿈결같은 미싱을 타고
두알의 타이밍으로 철야를 버티는
시다의 언 손으로 장미빛 헛된 꿈을 싹뚝 잘라
미싱대에 올린다 끝도 없이 올린다.

떨려오는 온몸은 소름치면서
가위질 망치질로 다림질하는
아직은 시다. 미싱을 타고 장군같이 미싱을 타고
갈라진 세상 하나로 연결하고 싶은 시다의 꿈
찬바람 부는 공단거리 휘청이며 내달리는 시다의 몸짓
파리한 이마위로 새벽별 빛난다
새벽별 빛난다

 

 

시다의 꿈
박노해 시

 

긴 공장의 밤
시린 어깨 위로
피로가 한파처럼 몰려온다

드르륵 득득
미싱을 타고, 꿈결 같은 미싱을 타고
두 알의 타이밍으로 철야를 버티는
시다의  언 손으로
장밋빛 꿈을 잘라
이룰 수 없는 헛된 꿈을 싹뚝 잘라
피 흐르는 가죽본을 미싱대에 올린다

아직은 시다
미싱대에 오르고 싶다
미싱을 타고
장군처럼 당당한 얼굴로 미싱을 타고
언 몸뚱아리 감싸줄
따스한 옷을 만들고 싶다
찢겨진 살림을 깁고 싶다

떨려오는 온몸을 소름치며
가위질 망치질로 다짐질하는
아직은 시다.
미싱을 타고 미싱을 타고
갈라진 세상 모오든 것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싶은
시다의 꿈으로
찬바람치는 공단거리를
허청이며 내달리는
왜소한 시다의 몸짓
파리한 이마 위으로
새벽별 빛나다


우리는 감로로 공양하나니 우리에게 죽음도 이미없도다 - Designed by 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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