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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다
허남기 작시, 이지상 작곡
음반: 위로하다, 위로받다 (이지상 3집)

 

비오는 날엔 비가 눈내리는 날엔 눈이 때아닌 모진바람도 창을 들이쳐
너희들의 책을 적시고 뺨을 때리고 할퀴고 공부까지 못하게 만들어도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란다 초라하지만 단 하나뿐인 우리의 학교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 란다 니혼노 각고우요리 이이데스(일본의 학교  보다 더 좋다)

큼직한 미끄럼 타기 작은그네 하나 없어 너희들 놀곳도 없는 학교지만
조국을 떠나 수만리 이역에서 나고자란 너희에게 조국을 배우게 하는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란다 서투른 조선말로 웃으며 희망을 품는
아이들아 이것이 누리 학교란다 니혼노각고우요리 이이데스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다 
허남기 시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다 
교사는 아직 초라하고 
교실은 단 하나뿐이고 
책상은 
너희들이 마음놓고 기대노라면 
빽하고 금시라도 
찌그러질것 같은 소리를 내고

문창엔 유리 한장 넣지를 못해서 
긴 겨울엔 
사방에서 
살을 베는 찬바람이 
그 틈으로 새여들어 
너희들의 앵두같은 두뺨을 푸르게하고

그리고 비오는 날엔 비가 
눈내리는 날엔 눈이 
또 1948년 춘삼월엔 
때 아닌 모진바람이 
이 창을 들쳐 
너희들의 책을 적시고 뺨을 때리고 
심지어는 공부까지 못하게 하려 들고 
그리고 두루 살펴보면 
백이 백가지 무엇하나 
눈물 자아내지 않는것이 없는 
우리 학교로구나

허나 
아이들아 
너희들은 
니혼노 각고오요리 이이데스 하고 
서투른 조선말로 
우리 앞으로 
일본학교보다 몇배나 더 큰 집 지을 수 있잖느냐고 
되려 
이 눈물많은 선생달래고 
그리고 
또 오늘도 가방메고 
씩씩하게 이 학교를 찾아오는구나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학교다 
비록 교사는 빈약하고 작고 
큼직한 미끄럼타기 그네하나 
달지 못하고 
너희들 놀 곳도 없는 
구차한 학교지마는 
아이들아 
이것이 단 하나 
조국 떠나 수만리 이역에서 
나서자란 너희들에게 
다시 조국을 배우게하는 
단 하나의 우리 학교다 
아아 
우리 어린 동지들아

1948년

 

이지상, 안치환의 노래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다"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다"라는 노래에는 1948년 일본에서 미군정에 의해 자행된 조선어로는 교육을 할수없다 는 법령에 맞서 조선어학교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일제시대 강제 징용자들과 그 후손들의 투쟁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 글은 허남기[許南麒·基 (生)1918 慶南 東萊 (學)일본대, 조총련 시인(金日成 찬양시인) 86년11월 제8기대의원, 조총련 문학예술가동맹 위원장 89년 2월 사망 (作)「찬가」「귀국시초」「만가」「위대한 원조」] 선생이 남겨주신 시인데 아마 현재 조선학교의 교과서에 실린 것으로 알고 있고 곡은 지난해 12월 오사카 공연을 가면서 주최측의 부탁을 받아 제가 지은 것입니다.


이 시를 처음 받았을 때는 '노래가 될수있을까?' 라는 의심을 참 많이 했는데 시에 담긴 우리선배님들의 삶의 내용을 이해하면서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노래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사실 곡을 무대에서 발표하기 전까지는
'그저 남쪽에 있는 작곡가 한 사람이 노래를 만들어 부른다' 정도의 의미 외에 더 부여할 수 있는것이 없었는데 정작 노래를 위해 무대 오르고 연주가 시작되면서부터는 천여명이 넘는 청중의 시선과 마음이 무대 한곳으로만 집중되는 기운이 느껴지면서 부터는 내안의 떨림이 자랑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1절이 끝나고 나오는 박수와 환호 그리고 절규에 가까운 외침은
(녹음된 음악에는 잘들리지 않는게 안타깝습니다) 그간 어느 공연에서 듣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2절부분에는 안치환 선수 특유의 오버(?)가 듣는 이들의 가슴을 자극하는데 예상치 못했던 그분들의 박수소리가 노래에 더 몰입하게 만든 결과 이리라 생각됩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만나는 모든 이들이 노래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습니다.

아마 노래 하나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가장 깊숙히 들어간 예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우리는 감로로 공양하나니 우리에게 죽음도 이미없도다 - Designed by 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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