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산
김지하 작시,
남도의 비 (민요연구회 5집)
빈산 아무도 더는 오르지 않는 저 빈산
(어 어어어 어어허 어)
해와 바람이 부딪혀 너무 외로운 벌거숭이 산
이제는 우리가 죽어 없어져도 상여로도 떠나지 못할 아득한산 빈산
(어 어어어 어어허 어 아 아아아 아)
아무도 더는 찾지도 않는 산 저 빈산
(아 아아 아아아아 아아)
한줌 흙을 쥐고 울부짖는 아 고달픈 나의 사람아
지금은 침묵한 저 산에 내가 죽어 저 흙 속에 끝없이 죽어 끝없이 죽어
(어 어어어 어어허 어 아 아아아 아)
내일은 한 그루 새 푸른 속일 줄도 몰라라
저산에 저 빈산에
빈산
김지하 시
빈산
아무도 더는
오르지 않는 빈산
해와 바람이
부딪쳐 우는 외로운 벌거숭이 산
아아 빈산
이제는 우리가 죽어
없어져도 상여로도 떠나지 못할 아득한 산
빈산
너무 길어라
대낮 몸부림이 너무 고달퍼라
지금은 숨어
깊고 깊은 저 흙 속에 저 침묵한 산맥 속에
숨어 타는 숯이야 내일은 아무도
불꽃일 줄도 몰라라
한 줌 흙을 쥐고 울부짖는 사람아
네가 죽을 저 산에 죽어
끝없이 죽어
산에
저 빈산에 아아
불꽃일 줄도 몰라라
내일은 한 그루 새푸른
솔일 줄도 몰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