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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0 01:00

바겐세일 - 박노해

조회 수 1341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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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겐세일
박노해 작시, 이건용 작곡
음반: 노동의 새벽 20주년 헌정 음반 (정태춘 노래)

 

오늘도 공단거리 찾아 헤맨다마는
허청허청 실업자로 걷는다마는
없구나 없구나 자리하나 없구나
스물일곱 이 한 목숨 밥벌 자리는 없구나.

10년 걸려 목메인 기름밥에
내 몸은 내 몸은 일당 사천원,
사천원, 사천원, 사천원, 사천원, 사천원, 사천원, 사천원

에라이 씨팔
나도 세일이다.세일.
삼천원도 좋고 이천원도 좋다.
싸구려 싸구려 싸구려 싸구려.

포장마차 막소주에 가슴 적시고
토큰하나 달랑 들고 헤맨다마는
없구나 없구나 자리하나 없구나
스물일곱 이 한 목숨 밥벌 자리는 없구나.

오색영롱 쇼윈도엔 바겐세일
지하도 옷장수도 바겐세일
내 손목 살짝 끄는 밤꽃의 웃음도
오십프로 세일이요 오십프로 세일이요.

에라이 씨팔
나도 세일이다.세일.
삼천원도 좋고 이천원도 좋다.
싸구려 싸구려 싸구려 싸구려.

다만,내 이 슬픔도 절망도 분노까지 함께 사가야해

 

 

바겐세일
박노해 시

 

오늘도 공단거리 찾아 헤맨다마는
검붉은 노을이 서울 하늘 뒤덮을 때까지
찾아 헤맨다만은  없구나 없구나
스물 일곱 이 한 목숨 밥 벌 자리 하나 없구나
토큰 한 개 달랑, 포장마차 막소주잔에 가슴 적시고
뿌리 없는 웃음 흐르는 아스팔트 위를
반짝이는 조명불빛 사이로
허청 허청 실업자로 걷는구나
10년 걸려 목메인 기름밥에
나의 노동은 일당 4,000원
오색영롱한 쇼윈도엔 온통 바겐세일 나붙고
지하도 옷장수 500원짜리 쉰 목청이 잦아들고
내 손목 이끄는 밤꽃의
하이얀 미소도 50% 바겐세일이구나
에라 씨팔, 나도 바겐세일이다
3,500원도 좋고 3,000원도 좋으니 팔려가라
바겐세일로 바겐세일로
다만, 내 이 슬픔도 절망도 분노까지 함께 사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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