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소리
이오덕 작시, 김영동 작곡
음반: 우리 가락 좋을시고 (민중문화운동연합)
거뭇거뭇 숲 속에 퍼런 못자리 물속에
도랑물 옆 긴 둑 따라 포플러 신작로 따라
울어라 개구리야
학교에서 뛰놀다가 늦게 왔다고 꾸중 듣고
저녁 먹다 엎드려 잠든 내 동생 꿈속에서
울어라 개구리야
바라보는 밤하늘 별 눈물에 어려 빛나고
돈 벌러간 아버지 소식이 궁금해
울어라 개구리야
읍내장에 나물 팔고 돌아오는 어머니
빈 광주리 가득히 내 노래 담고 오신다
울어라 개구리야
외딴집 빨간 불빛 풀빛 들판에서
도랑물 옆 긴 둑 따라 포플러 신작로 따라
울어라 개구리야
울어라 개구리야 울어라 개구리야
개구리 소리 2
이오덕 시
거뭇거뭇한 숲속에 앉아
퍼런 못자리 물 속에 앉아
너는 울어라.
도랑물 흐르는 긴 둑을 따라
듬성듬성 포플러 서 있는 신작로를 따라
너는 울어라.
학교에서 공을 차고 늦게 돌아와
꾸중 듣고 저녁을 굶고 엎드려 잠든
동생의 꿈속에서 너는 울어라.
숙제 공부에 지친 머리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들은
나지막히 떠서 눈물에 어려 빛나고
너는 울어라.
멀리 돈벌이 가신 아버지
소식이 궁금해
오늘도 근심에 젖은 동무의 눈앞에
가물가물 호롱불빛은 떨고
너는 울어라.
내일은 며칠인가?
학교에 가져갈 돈을 걱정하는
아가의 가슴속에
너는 울어라.
십릿길 읍내 장에 나물을 팔고
자갈돌을 밟으며 돌아오시는 어머니
빈 광주리에는 너의 노래가 담겼다.
온몸에 너의 노래를 감고 오신다.
도랑물 흐르는 긴 둑을 따라
듬성듬성 포플러 서 있는 신작로를 따라
외딴집 불빛이 빨간
그 앞을 지나
서늘한 풀잎들 숨쉬는
온 들판에서
개구리야,
개구리야,
너는
울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