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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0 01:17

가리봉 시장 - 박노해

조회 수 1727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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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 시장
박노해 작시, 
음반: 누이의 서신 (민중문화운동연합)

 

가리봉 시장의 밤~이 깊으면
가게마다 내 걸어놓은
백열등 불빛아래

오가는 사람들의 상기된 얼~굴마다
따스한 열~기가 오른다

긴 노동속에 갇혀있던 우리는
자유로운 새가되어 이리기웃 저리기웃
깔깔거리고

가리봉 시장의 밤이 깊으면
오늘도 월급 못탄 친구들도
몸부벼 살아가는 골목술집 여자도
눈빛내며 열~~~기가 오른다

긴 노동속에 갇혀있던 우리는
자유로운 새가되어 이리기웃 저리기웃
깔깔거리고

가리봉 시장의 밤~이 깊으면
가게마다 내 걸어놓은
백열등 불빛아래

오가는 사람들의 상기된 얼~굴마다
따스한 열~기가 오른다


가리봉 시장
박노해 시

가리봉 시장에 밤이 깊으면
가게마다 내걸어 놓은 백열전등 불빛 아래
오가는 사람들의 상기된 얼굴마다
따스한 열기가 오른다

긴 노동 속에 갇혀 있던
우리는 자유로운 새가 되어
이리 기웃 저리 기웃 깔깔거리고
껀수 찾는 어깨들도 뿌리뽑힌 전과자도
몸부벼 살아가는 술집여자도
눈을 빛내며 열이 오른다

돈이 생기면 제일 먼저 가리봉 시장을 찾아
친한 친구랑 떡볶기 500원어치, 김밥 한 접시,
기분나면 살짜기 생맥주 한 잔이면
스테이크 잡수시는 사장님 배만큼 든든하고
천오백원짜리 티샤쓰 색깔만 고우면
친구들은 환한 내 얼굴이 귀티난다고 한다

하루 14시간
손발이 퉁퉁 붓도록
유명브랜드 비싼 옷을 만들어도
고급오디오 조립을 해도
우리 몫은 없어,
우리 손으로 만들고도 엄두도 못내
가리봉 시장으로 몰려와
하청 공장에서 막 뽑아낸 싸구려 상품을
눈부시게 구경하며
이번 달엔 큰맘 먹고 물색 원피스나
한 벌 사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앞판 시다 명지는 이번 월급 타면
켄터키치킨 한 접시 먹으면 소원이 없겠다 하고
마무리 때리는 정이는 2,800원짜리
이쁜 샌달 하나 보아돈 게 있다며
잔업 없는 날 시장가자고 손을 꼽는다

가리봉 시장에 밤이 익으면,
피가 마르게 온 정성으로
만든 제품을
화려한 백화점으로,
물 건너 코큰 나라로 보내고 난
허기지고 지친
우리 공돌이 공순이들이
싸구려 상품들을 샘나게 찍어 두면
300원어치 순대 한 접시로 허기를 달래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
구경만 하다가
허탈하게 귀가길로
발길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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