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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0 00:54

광주천 - 박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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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천 
박선욱 작시, 민요연구회(이정란) 작곡
음반: 민요 모음 Ⅲ (민요연구회)

흘러라 네 온갖 서러움 더러운 네 굴욕과 수모
흘러라 네 온갖 서러움 보리밭길 흘러라
호남벌 푸르른 길 빼앗기고 짓밟히는데
흘러라 네 온갖 서러움 보리밭길 흘러라

굽이쳐라 네 온갖 노여움 주림에 지친 다리 이끌고
굽이쳐라 네 온갖 노여움 피가슴에 굽이쳐라
망월동 도깨비춤 승냥이와 형벌의 땅
굽이쳐라 네 온갖 노여움 피가슴에 굽이쳐라

 

광주천
박선욱 시(1984 民衆時1)

흘러라
네 온갖 서러움
더러운 네 굴욕과 수모
흘러라 굽이치며 흘러라
호남벌 푸르른 보리밭 길
삐비꽃 월태리를 떠나온 뒤
내 폐활량은 자꾸만 줄어들고
내 육신은 야위어만 가는데
내 이름은 먹칠을 당하는데
잔뼈가 긁은 광주의 하늘
부러진 가로수여 흘러라
빼앗기고 짓밟히고 쓰러지는 곳
지금 이 땅은 말이 아니다
회칠 분칠 똥칠 뒤범벅칠에
매연칠 최루탄칠 캐터필러칠에
우리들의 아푼 심장을 쿠궁쿵
송두리째 파헤치는 곡괭이질칠
으름짱칠 망월동 도깨비 춤칠
칠칠칠 칠칠칠칠칠! 아아 님들아
밤마다 방림동 앞산 미류나무엔
불덩이 피가슴 달빛이 낭자하고
소쩍새 울음 창자를 끊는구나
승냥이와 형벌의 땅 이곳에서
이미 죽은 자들은 또한번 죽고
모래 바람은 더욱 거세게 부는데
무엇을 두려워하랴 망설이랴
흘러라 부러진 가로수여 넋들이여
주림에 지친 다리를 이끌고
길거리에서 불쑥불쑥 부딪치는
절벽을 향해 절벽을 향해
흘러라
네 온갖 노여움 맑디맑은 네 힘
이 얕은 하천에 모두 맨발로 와서
천만번 그리움에 영영 끌어안고
막아서는 검은 버럭 무너뜨리며
흘러라 마침내 흘러라

" 이 시는 제 시집『그때 이후』(1985년, 풀빛)에 수록되어 있는데, 1985년 무렵 민요연구회의 이정란 회원에 의해 작곡된 이후 1987년 6월항쟁 때부터 널리 노래로 불렸고 그 여운은 1990년대까지 지속되었습니다.

1988년 민족문학작가회의의 문인들 수십 명은 ‘남북작가회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버스를 대절하여 판문점으로 간 적이 있었는데 저도 그 사람들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긴장이 감도는 가운데 출발하여 북측의 문인들이 기다리는 판문점을 눈앞에 둔 순간, 그 길목으로 접어드는 여우고개에서 우리 일행은 그만 경찰에 가로막히고 말았습니다. 문인들은 경찰에 의해 버스째로 붙들린 채 곧장 마포경찰서로 직행할 수밖에 없었지요.

마포경찰서 유치장은 순식간에 문인들을 취조하느라 북새통을 이루게 됐고, 우여곡절 끝에 유치장에서 며칠을 지새게 된 문인들을 위문차 찾아온 정태춘 선생이 쇠창살 너머에서 제 시에 곡을 붙인 <광주천>을 불러주었습니다. 그때의 반가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 기독교대한감리회 동녘교회 게시판(2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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