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
고은 작시, 김용수 작곡
음반: 민요 모음 Ⅲ (민요연구회)
우리 모두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 뚫고 장벽 뚫고 온 몸으로 가자
가서는 다시는 돌아오지 말자
박혀서 박힌 아픔과 함께
썩어서 썩어서 돌아오지 말자
허공이 소리친다 온 몸으로 가자
저 캄캄한 대낮 과녘 달려온다
이윽고 과녘이 피를 뿜으며 쓰러질 때
단 한번 우리 모두 화살로 피를 흘리자
화살
고은 시
우리 모두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가서는 돌아오지 말자.
박혀서 박힌 아픔과 함께 썩어서 돌아오지 말자.
우리 모두 숨 끊고 활시위를 떠나자.
몇 십 년 동안 가진 것,
몇 십 년 동안 누린 것,
몇 십 년 동안 쌓은 것,
행복이라던가
뭣이라던가
그런 것 다 넝마로 버리고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이 소리친다.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저 캄캄한 대낮 과녁이 달려온다.
이윽고 과녁이 피 뿜으며 쓰러질 때
단 한 번
우리 모두 화살로 피를 흘리자.
돌아오지 말자!
돌아오지 말자!
오 화살 정의의 병사여 영령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