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종교전도 거부하는 '전도 퇴치카드' 등장
조선일보 2013.09.08 장상진 기자
서울대 프리싱커스의 '전도 거부 카드' 서울대 캠퍼스에 독자적인 생각의 자유 존중을 요구하며 특정 종교의 전도(傳道)를 거부하는 ‘전도 거부 카드’가 등장했다.
8일 서울대 ‘무신론(無神論) 동아리’인 ‘SNU 프리싱커스’(Free Thinkers)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월부터 기독교 등 일부 종교 신자들의 지나친 전도 활동에 대항하기 위한 ‘전도 거부 카드’를 제작해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이 카드는 캠퍼스에서 전도를 목적으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에게 자신의 입장을 일일이 설명하는 대신 내밀어 보이도록 만들어진 명함 형태의 카드다.
카드의 앞면은 ‘저희는 종교가 없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카드에는 이어 ‘신이 인간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종교를 만들었다. 우리는 다른 이의 믿음을 비난할 생각이 없으니 당신도 우리를 괴롭히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글과 함께 동아리 로고가 새겨졌다.
뒷면에는 ‘저와 얘기하고 싶다면, 이 책들을 읽는 것이 곧 저와 얘기를 나누는 것’이라는 글 아래에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마이클 셔머 지음), ‘신은 위대하지 않다’(크리스토퍼 히친스) 등의 무신론 서적이 소개됐다.
‘프리싱커스’는 카이스트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작년 11월 서울대에서 결성된 데 이어 고려대, 성균관대, 포스텍 등에서도 결성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싱커스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 프리싱커스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개인의 종교에 대해서는 굳이 문제 삼지 않고, 근본적인 Anti-Christ(반기독교) 사상은 경계하는 건전하고 도덕적이며, 합리적인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소개 글이 올라 있다.
그러나 이들은 최근 ‘악마의 조종을 받지 말라’는 항의 전화와 대자보 훼손 등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