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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대출 연체율 급증 … “교회 안 망한다” 믿음 흔들
[온라인 중앙일보] 2013.11.10
부동산·경기 침체에 발목 잡히는 교회들 


지난 7월 경매에 부쳐진 판교 신도시의 충성교회. 바로 옆 10층 아파트보다 높은 대형 교회다. 조용철 기자

7월 1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선 눈길을 끄는 부동산이 경매에 나왔다. 종교시설 중 역대 최고 감정가인 526억원이 매겨진 판교 신도시의 충성교회였다. 지하 5층, 지상 7층에 연면적 2만5980㎡(약 7859평). 3000석의 예배당을 갖춘 대형 교회다. 첫 경매에서 유찰됐고 8월 5일 최저가격이 감정가보다 20% 줄어든 421억원에 다시 경매에 부쳐졌지만 또 유찰됐다. 이후 경매는 중단됐고 교회는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충성교회는 교계에서 “안정적인 교회”라는 평가를 받는다. 1992년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상가 지하에서 시작해 신도 수 1만 명 규모로 성장했다. 2010년 3월 판교 신도시에 가장 먼저 건물을 준공해 이전했다. 교회 측으로부터 경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었다. 교회 간부들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신도들은 인터뷰를 꺼렸다. 하지만 교계에선 “부동산 침체와 무리한 건축이 좋은 평판 속에 성장을 거듭한 교회의 발목을 잡았다”고 말한다. 교회를 옮기면서 일원동의 상가 교회를 처분하지 못했고, 신도 수가 예상만큼 늘지 않아 은행 빚을 감당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교회의 1순위 채권자는 수협은행이다. 건축자금으로 빌려 준 281억원이 올 상반기 최고액 부실로 돌아왔다. 수협은행은 교회 여신 규모가 1조5789억원으로 국내 은행 중 가장 크다. 이 중 455억원이 연체돼 지난해 0.23%였던 연체율은 2.88%로 급등했다. 올해 충성교회를 비롯한 5개 교회의 연체가 신규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교회 대출은 2000년대 초 처음 상품화됐다. “교회는 망하지 않는다”는 어느 은행 관계자의 말처럼 교회 대출은 은행권의 블루오션 전략으로 여겨졌다. 수협은행은 가장 공격적으로 교회 대출을 유치했다. 하지만 경기가 꺾이고 무리하게 건축비를 빌린 교회가 휘청이는 사례가 생기면서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션·샬롬·실로암대출…2000년 초 상품화

지난 6월 말 현재 시중·지방·특수은행 전체에서 교회가 빌린 돈은 모두 3659건, 4조5107억원이다. 수협은행의 뒤를 이어 우리은행(7326억원), 신한은행(6730억원), 농협은행(6309억원) 순으로 여신 규모가 크다.

시작은 농협은행이었다. 2001년 4월 ‘미션대출’이라는 이름으로 상품을 출시했다. 원래 교회는 제1금융권이 선뜻 돈을 내주는 대상이 아니었다. 교회당 건물의 특수성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경우 처분이 쉽지 않아서다. 대신 목사가 개인적으로 돈을 빌리거나 법인이 담보를 제공하는 식으로 대출이 이뤄졌다. 하지만 농협의 ‘미션대출’이 10개월 만에 380건, 1716억원의 실적을 올리면서 수협의 ‘샬롬대출’, 우리은행의 ‘실로암대출’, 신한은행의 ‘플러스교회대출’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종교, 특히 개신교가 은행의 유망한 틈새시장이 된 것이다.

은행권에서 교회의 위상이 달라진 이유가 있다. 2008년 당시 장병구 수협은행장의 어느 특강 내용이 설명해 준다. 그는 교회 대출을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으면서 “담보물 중심의 기존 여신 관행에서 탈피해 교인 수나 신앙심, 헌금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소개했다. ‘교회 대출 연체율 0%’라는 제목의 2005년 경제지 기사는 ‘교회 대출은 신자들의 신앙심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연체율이 낮고 헌금이 부족해 간혹 연체를 해도 다음 달에 헌금이 들어오면 곧바로 갚는다’고 보도했다.

교회는 담보력(건물)은 떨어지지만 상환력(헌금)은 높은 대출 대상으로 재평가됐다. 은행이 대출 신청을 받을 때 요구하는 내용에서도 헌금은 중요한 요소다. 신한은행 ‘플러스교회대출’의 신용평가 의뢰서에 따르면 교회 성도 현황 보고서가 제출서류에 포함된다. 또 ‘십일조·주일헌금·감사헌금·건축헌금’을 통해 재정 상황을 제시하고 신도의 충성도, 목사의 도덕성과 리더십에 관한 내용도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교회는 꽤 오랫동안 일반 기업·가계보다 연체율이 낮은 대출 우량 고객이 됐다. 2007년 인터넷 기독교 매체와 인터뷰한 농협 관계자는 “연체와 같은 위험 부담이 없다. 신용도에 따라 (담보 평가액의) 75%까지(대출이) 가능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 불패신화가 깨질 무렵 “경기불황에도 교회는 괜찮다”는 신화 역시 금이 가기 시작했다. 교회 대출이 대부분 건축자금 용도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교회 신축=교회 성장’ 등식 안 먹혀
무리하게 건축자금을 대출받은 교회는 부동산 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김애희 사무국장은 “주로 신도시나 재개발지역에서 교회가 경매 매물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는 교계의 ‘전략 개척’과도 관련 있다.

크리스천기자협회 황승영 회장은 “교단마다 거점을 세우는 게 중요한 정책이다. 오래전 강남 붐이 일었을 때 큰 교회들이 강남에 생겼다. 분당·일산도 그랬다. 요즘엔 세종시다. 일단 신도시 쪽에 가서 교회를 짓고 보자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교회 건축=교회 성장’이라는 등식이 성립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 건축된 신도시 교회들은 그렇지 않다. 재정 확보를 위해선 신도 수를 늘려야 하는데 교회 건축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신도가 늘어났다. 교회의 양적 성장 자체도 둔화됐다.

황 회장은 “요즘엔 교회를 건축할 때 신도들이 많이 떠난다. 굳이 이 교회에만 목을 맬 이유가 없고 건축헌금도 부담스러우니깐 떠나는 거다. 교회를 지어 신도가 모이고, 신도가 모여 교회가 크고 건축 빚을 갚는 선순환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기독경영연구원 배종석(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원장은 “무리한 건축헌금은 신도들에게 경제적 부분뿐만 아니라 신앙적으로도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애희 사무국장은 “신앙심으로 포장해 대형화를 위한 헌금을 강요하는 경우가 있다. 목사님이 아니라 하나님에게 대적한다는 신앙적 정서가 깔려 있으면 거부감이 들어도 표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개신교 신자가 더 이상 늘지 않는 것도 문제다. 타 종교에서 개신교로 유입되는 인구가 적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구 감소 자체가 교회엔 큰 위협이다. 황 회장은 “초등부, 중·고등부의 신자 감소 속도는 지난해보다 배 이상으로 빠르다. 보통 기독교가 성인층·장년층만으로 통계를 내는데, 아이들 통계를 내 보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일부 은행들은 이런 사정을 감안해 교회 대출을 까다롭게 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2009년 부동산·경기가 나빠진 뒤부터 교회 대출요건을 강화했다. 또 보장할 수 없는 상환력(헌금)보다 가치가 유지되는 담보력(건물)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한 은행의 여신심사역은 “십일조처럼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경상헌금을 주로 심사하는데 요즘엔 경기가 안 좋아 십일조도 줄어든다. 교회 대형화 추세에 대한 부담도 있어 대출조건이 까다로워 졌다. 담보도 좀 더 따진다. 교회의 위치나 교통을 보고 환가성을 많이 감안한다”고 했다.

충성교회가 경매에서 두 번 유찰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고든리얼티파트너스 이영진 대표는 “충성교회는 건물도 크고 도심권 밖에 있어 활용하기가 어렵다. 낙찰받는 사람이 종교인이 아니라면 수련원 말고는 사용할 데가 없는 건물이다”고 말했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종교시설 경매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08년 181건, 2009년 227건, 2010년 299건에서 2011년 251건으로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312건으로 다시 급증했다. 올해는 10월 말 기준 298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50건 늘었다. 종교시설 경매건수 중 70~80%는 교회가 차지한다. 낙찰률은 15~19%로 낮다. 이영진 대표는 “종교시설은 용도 변경이 어렵고 점유자들의 명도 저항이 세다. 낙찰을 싸게 받는다 해도 이후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어 또 다른 종교인이나 교단이 낙찰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홍주희 기자, 어고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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