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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민중가요 1세대 박치음 순천대 교수.
“80년 광주시민, 노래 통해 공감”
내일신문 순천 방국진 기자 2010-05-17

80년 ‘가자 가자’ 작사 작곡 … 민중가요, “시대 상황 반영에 기여”


5·18을 대표하는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지난해에 이어 올 5·18 기념식에서도 전국에 전파되지 않는 식전행사로 밀려났다. 정부는 지난해 5·18 기념식에서 이 노래를 빼기 위해 새로운 추모곡을 공모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정부가 5·18 기념식에서 이 노래를 빼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중가요 1세대인 박치음 순천대 교수를 만나 민중가요와 시대 상황을 들었다.

“80년 광주시민들은 ‘진짜 사나이’나 ‘고향의 봄’을 부르면서 서로의 뜻을 확인하고, 정서적 일체감을 갖고 계엄군에 맞서 싸웠습니다.”
군사정권에 의해 온 세상이 침묵으로 일관하던 1980년 말 대표적인 민중가요인 ‘가자 가자’를 만들어 독재에 항거했던 박치음 순천대 교수의 얘기다.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 창립회원인 박 교수에 따르면 대학생들도 80년 5월 이전까진 ‘아침이슬’이나 ‘사노라면’ 과 같은 서정적인 대중가요를 주로 불렀다.
국민의 저항정신과 아픔을 담아낼 수 있는 ‘민중가요’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소홀했다는 얘기다. 80년 5월 광주에는 이런 대중가요조차도 없었다.
계엄군이 광주로 통하는 모든 길을 차단한 탓도 있지만, 항쟁 주체세력이 대학생이 아닌 일반시민들이었다는 점이 더 크게 작용했다.
그 당시 광주시민들은 널리 알고 있는 ‘진짜 사나이’나 ‘고향의 봄’을 부르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싸움을 준비했다
박 교수는 “시민군들은 주로 진짜 사나이를 부르고, 일반 시민들은 어깨를 걸고 고향의 봄을 목 놓아 부르면서 정서적 일체감을 만들어 갔다”고 얘기했다.
노래 하나가 시민들을 하나로 묶어서 ‘대동 세상’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국가 권력이 총과 칼, 심지어 탱크까지 동원해 광주시민을 무력으로 진압하자, ‘민주주의’ 염원은 그야말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그러나 여전히 군사정권에 억눌려 표출이 쉽지 않았다. ‘민주주의’라는 자양분이 혈맥을 통해서 전국 방방곡곡으로 공급되지 않은 것이다.
서울에서 5·18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박 교수는 80년 말 문화운동을 했던 몇몇 선배들의 도움을 받아 ‘가자 가자’라는 민중가요를 만들어냈다.

낮은 어둡고 밤은 길고
허위와 기만에 지친 형제들
가자! 가자! 이 어둠을 뚫고
우리 것 우리 것 찾으러 …….

이 노래는 81년 식목일 행사를 가장해 경기도 원당 한 야산에 모인 문화운동 일꾼들에 의해서 전국으로 전파돼 ‘민주주의 염원’을 표출했다.
박 교수는 민중가요가 시대 상황을 깊숙이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1986년 서울대 학생 김세진·이재호씨가 ‘반전반핵 양키 고 홈’을 외치며 분신자살하면서 미국의 문제가 우리 사회 전면에 등장했다.
박 교수는 이 시기에 ‘반전반핵가’를 만들었다. 이 노래는 미국을 반대하는 시위에 어김없이 등장했다. 87년 6월 항쟁과 노동자대투쟁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확장되고 민중가요도 호황을 누린다.
전국의 대학교와 노동조합 등에 ‘노래패’가 속속 만들어지면서 민중가요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렇게 번성하던 민중가요는 소련 등 사회주의가 붕괴하고,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급격히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박 교수는 “민중가요는 90년 이후 소련의 붕괴와 우리사회의 민주주의 진전, 투쟁의 도구로 이용되면서 대중적 생명력을 잃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중가요는 2000년 이후 계층의 분화가 심화되고, 사회가 다변화되면서 이젠 명맥조차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그렇다고 민중가요의 생명력이 끝난 게 아니다.
박 교수는 “군사독재가 사회전체를 대상화하는 것에 대항해 노래를 통해서 세상을 변혁시키려 했다”면서 “이제는 나를 포함해 모든 사람이 달라져야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실험을 위해 해마다 지리산 화엄사에서 국제영성음악제인 ‘화엄제’를 열어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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