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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의 음악세계와 불교 
2005.03.26 불교신문 2115호

“고향 통영 미륵산 예불소리에 음악적 영감”

독일 베를린 공동묘지엔 ‘처염상정(處染常淨)’이라 쓰인 묘비가 있다. 죽어서도 고국 땅을 밟지 못한 ‘민족음악가’ 윤이상(尹伊桑, 1917~1995)선생이 잠든 곳이다. 사후 “불교식으로 장례를 치러달라”는 고인의 뜻대로 한국과 독일에서 동시에 49재를 올렸다. ‘어떤 환경에 처해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항상 깨끗하다’는 묘비명처럼 그는 암울한 시대를 살았지만 불교 유교 도교 등 동양사상을 서양음악에 접목해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펼쳐 세계적인 음악가로 발돋움했다.

일 유학 초기부터 불교적인 사유가 투영된 곡을 발표해 왔다. 1965년 독일 하노바 현대음악제에서 발표된 합창곡 ‘옴마니 반메훔’은 그의 대표적 작품. 카를 오이겐 노이만의 범어대장경을 바탕으로 ‘연꽃’, ‘고타마의 물음’, ‘갈증’, ‘목마름’, ‘해탈’ 등 5개 악장으로 구성된 이곡은 “기독교적 종교음악이 범람하는 서양종교음악계에서 불교의 선적 세계로 침잠케 하는 흡인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불교적인 심성과 윤회사상을 담은 곡들을 발표했다. 1972년 뮌헨올림픽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발표한 오페라 ‘심청’, 71년 공연한 성악과 관현악을 위한 ‘나모(南無)’가 있다. 특히 불교전통음악인 범패의 세계를 펼쳐보인 ‘나모’와 관현악곡 ‘바라’는 고요함과 법열의 긴장감으로 불교의식의 절제된 분위기가 살아있다.

소설가 루이제 린저와의 대담을 다룬 저서 〈상처입은 용〉에서 “통영 미륵산의 사월 초파일 행사와 예불소리, 범종소리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밝힌바 있듯이 그의 음악에는 이처럼 불교정신이 면면히 흐른다.

말년에 윤이상은 삶의 안식처를 불교에서 찾았다. 1967년 ‘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위반으로 구속된 후 국제적인 합의와 독일정부의 협조로 석방됐으나 그의 고국방문의 염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수감생활 중에도 틈틈이 작곡을 하면서 부처님께 기도를 드렸다. 이후 1994년 동생 윤동화의 권유로 인천 용화사 송담스님에게 ‘청공(靑空)’이란 법명을 받았고, 이후에도 송담스님과 자주 통화하며 몸과 마음을 다스렸다.

1950년 결혼, 현재 북한에 체류 중인 부인 이수자 씨도 그 때 함께 수계를 받고 ‘문수월(文殊月)’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2001년 저서 〈나의 독백〉에서 그녀는 “아침마다 10시가 되면 부처님과 남편의 영전에 정화수 한잔에 촛불과 향을 피워놓고 양평 사나사 주지 화암스님의 독경카세트를 튼다”고 밝혔다. 북한에서는 묘향산 보현사, 평양 광법사, 사리원 성불사 등 사찰을 찾아 두루 참배하는 독실한 불자다. 평화재단 부이사장 원택스님은 “2002년 평양 ‘윤이상 관현악단’의 악기지원을 위해 방북 했을 때 부인 이수자 여사를 처음 만났다. 윤이상 선생처럼 독실한 불자인 부인도 빨리 고국땅을 밟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이상 평화재단 활동계획

윤이상 선생 타계 10주기를 맞아 지난 18일 호암아트홀에서 그를 기리기 위한 ‘윤이상 평화재단’이 발족됐다. ‘윤이상 평화재단’은 이날 열린 창립 기념음악회를 시작으로, 올 10월에는 한국 작곡가들의 헌정 작곡 발표회인 ‘10주기 기념 헌정콘서트’를 갖고, 11월경 에는 윤이상 선생이 설립한 평양 ‘윤이상관현악단’의 서울 연주회를 추진중이다. 음악회에는 명예 단장격으로 부인 이수자씨를 함께 초청한다.

또 각종 출판, 영화를 통해 윤이상 선생의 생애와 예술혼을 기린다. 지난 3월초 〈상처입은 용〉을 재발간하고, 칸타타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 교향시 ‘광주여 영원히’등을 담은 평양교향악단의 국내 첫 음반을 출반한데 이어 5월경 일대기를 다룬 영화 ‘상처입은 용’의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어 동백림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윤이상, 이응노, 천상병 3인의 작품전도 계획하고 있다. 이후 중장기 계획으로 윤이상 기념관 건립, 윤이상 장학사업회 설립, 윤이상 예술학교 건립도 준비 중이다.

불교 철학적인 사상이 배어 있었던 그의 작품세계와 민족애를 기리는 평화재단창립에는 불교계도 활발히 참여해 왔다. 1998년 조국평화통일협의회를 주축으로 한 ‘윤이상 명예회복추진위원회’는 설정스님, 법타스님, 황병기 교수 등이 중심이 돼 발족됐고, 이후 2003년 12월 원택스님, 명진스님, 도각스님 등을 주축으로 ‘윤이상 평화재단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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